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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백사당-미쓰다 신조/ 실화 괴담이 적힌 원고, 그것을 읽은 사람에게 다가오는 공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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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백사당-미쓰다 신조/ 실화 괴담이 적힌 원고, 그것을 읽은 사람에게 다가오는 공포

요비요비 2018. 9. 21. 09:00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백사당'을 읽기 전에 '사관장'을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사관장보다 좀 더 무서웠던 책



'사관장'의 이야기는 다쓰미 미노부의 실화 괴담이다.

'백사당'에서는 작가 겸 편집자인 미쓰다 신조가, 소개받은 남자인 다쓰미 미노부로부터 오래된 가문 햐쿠미 가에서 겪은 일을 들은 후에 벌어지는 일이다.





 미쓰다 신조는 기묘한 남자가 들려주는 체험담이 단순히 듣고나면 끝이라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다쓰미 미노부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원고에 작성하고 미쓰다 신조에게 보낸다. 미쓰다의 후배 다마가와 야스요는 미쓰다에게 그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녀도 결국 원고를 복사해 읽게 된다. 미쓰다는 지하철에서 이미 아는 얘기지만 원고를 꺼내 읽고 기이한 상황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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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 곁에 가려고 하우.

 다쓰미에게도 들었고 원고에도 쓰여 있던 다미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말도 안 돼......

 뭔가가 보인 듯한 기분을 털어내듯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 순간 목덜미에서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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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후배 다마가와 야스요는 미쓰다에게 자신이 원고를 읽고 겪은 끔찍한 상황을 말해준다. 미쓰다가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그녀의 행방은 묘연해진다. 원고에 뭔가가 있어서 그녀가 사라졌다고 생각한 미쓰다는 다쓰미에게 연락해서 만나는 것만이 다마가와를 찾을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쓰미에게 전화한 미쓰다 신조는 원고 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다쓰미는 그 원고는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되는 물건이라며 전화를 끊는다. 그 후로 다쓰미와의 연락은 끊겼다. 미쓰다 신조는 무작정 다쓰미의 집을 찾아 교토로 간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를 다쓰미와 만나지 못 하게 하려는 듯 자꾸 방해를 받는 느낌이 들고 상황은 기묘하게 흘러간다.




무섭다.

여태 읽은 미쓰다 신조 장편소설 중 가장 무서웠다.

앞으로 이것보다 더 무섭게 이야기를 쓸 수는 있는 것일까




스포주의


 미쓰다 신조는 다쓰미 미노부의 어릴 적 친구였다. 그리고 둘은 도도야마 산에서 마주쳐 정신이 뒤바뀐 상태였다. 미쓰다를 거꾸로 쓰면 다쓰미, 그리고 신조라는 일본어는 미노부라고 읽을 수 있는 것. 미쓰다 신조는 미노부가 머리가 희끗한 50대 초반의 남자로 보여 전혀 자신의 또래라고 생각지 못했다.

 다쓰미 미노부가 미쓰다 신조에게 자신의 딸이라고 소개한 여자는 죽은 새어머니가 마모우돈이 되어 다쓰미의 생기를 빨아먹으며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마모우돈은 다쓰미를 원했는데 미쓰다 신조 속에도 있는 다쓰미도 원했다. 그것은 미쓰다 신조가 가지고 싶어서 그를 자신의 곁으로 끌고 오고 있었다.



이건 진짜 책으로 읽어야 한다.

줄거리 요약으로는 모든 내용을 알 수가 없으니 책을 꼭 읽길 바란다.





 ......스륵.

 목덜미에 소름이 쭉 끼쳤다.

 고개를 돌리자 눈앞의 어둠 속에 격자가 보였다.

 또 격자다......

 그 격자 건너편 어둠 속에 그것이 서 있었다. 우두커니 서서 격자 너머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떨리는 오른손으로 가슴 호주머니를 뒤져 신이치로의 할머니에게 받은 부적을 꺼냈다. 부적이 눈앞에서 순식간에 부스러졌다. 재처럼 변한 그 잔해가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며 떨어졌다.

 부적이 사라진 오른손에서 고개를 들었다.

 역시 눈앞에는 격자가 있었다......

 악몽에 나온 격자는 도도야마 산 신당의 격자가 아니라 이 격자였으리라.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겨우 알아차렸다.

 어느 틈엔가 내가 햐쿠미 가 은거방의 안쪽 다다미방에, 그 감금방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그렇다, 틀림없이 나는 격자 안쪽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