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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사관장-미쓰다 신조/ 오래된 가문의 장송의례, 실종된 아버지와 사라진 새어머니의 시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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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사관장-미쓰다 신조/ 오래된 가문의 장송의례, 실종된 아버지와 사라진 새어머니의 시신!

요비요비 2018. 9. 20. 09:00

미쓰다 신조 '작가'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무섭기로 유명한 사관장/백사당 시리즈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됐다.




오래된 가문의 장송의례

연속해서 벌어지는 괴이 현상

어둠 속에서 정체 모를 '그것'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나'는 다섯살 적의 여름부터 어느 시골 마을의 오래된 가문 햐쿠미 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정신을 놓을 때가 있는 할머니와 자신을 싫어하는 새어머니 그리고 가문에 대한 책임감이 없고 자신에게 무관심한 아버지 틈에서 자신을 보살펴줄 한 명의 인물은 오랜 세월 햐쿠미 가 아이들의 유모였던 다미 할멈뿐이다.


 눈이 심하게 내리던 날 '나'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가진 기묘한 건물을 발견한다. 그곳은 백사당이었다. '나'는 사당 안에 무언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깨닫고 부리나케 도망간다. 하지만 눈과 바람이 심해지고 체온은 떨어져가 선택권은 하나밖에 없었다. 백사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 당집 안은 암흑이었고 그곳엔 뭔가가 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나'는 친구와 함께 여름방학 때 도도야마 산에 올라갈 계획을 짠다. 계획을 다미 할멈에게 말하자 다미는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그 산에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 한다.


 어느 날 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되고 다미는 큰 마님의 장례를 도맡아 준비한다. "장송백의례" 그것은 햐쿠미 가의 독자적인 장례식 절차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장례 행렬이 시작된다. 장례 행렬이 도착한 곳은 백사당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할머니의 시신이 들어있는 관과 함께 백사당 안으로 들어가고 문은 밖에서 자물쇠로 잠근다. 다음 날 아버지는 백사당 안에서 실종된다.


 아버지가 큰마님에게 끌려갔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다미 할멈을 뒤로 하고 정신없이 달리던 '나'는 혼자 도도야마 산으로 향한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산에서 '나'는 끔찍한 공포를 맛본다.



30대가 된 '나'는 새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햐쿠미 가로 돌아온다. '나'가 할 일은 백사당에 들어가 탕관을 하는 일이다. 자신을 싫어했던 새어머니의 시체를 닦는 일이라니..

 백사당에 들어간 '나'는 암흑 속에서 촛불에만 시각을 의존하여 탕관 절차에 따라 시신을 꺼낸다.





초반에 '그것'이 나올 때는 굉장히 무서웠다. 그런데 정확한 정체도 모르는 '그것'이 계속 묘사되자 무섭긴하지만 지쳤다고 해야할까. 물론 대놓고 정체를 밝히면 공포감이 덜해져 재미가 없었겠지만.

책은 전반적으로 무서웠지만 그 중 가장 무서웠던 부분은 '나'가 어릴 적 들어갔던 백사당에서 겪은 일과 30대에 새어머니 시신을 탕관할 때다. 특히 후자의 일은 정말 끔찍했다. 너무 무서워서 숨이 안 쉬어질 정도였다. 내가 만약 저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냥 미쳐버렸겠지. 미쓰다 신조는 어쩜 이렇게 공포스러운 분위기 묘사를 잘 하는 지 모르겠다.






 ......눈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틈새로 이쪽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새애애액......

 그때 창 밖에서 묘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아아앗......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모를 정도였지만 분명히 숨소리 같은 소리가 들렸다.

 식었다고는 하나 김이 피어오르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도 몸이 급속도로 차가워져갔다. 욕실이 한적한 탕치장에서 다시 괴물의 위장으로 변했다.

 -당집에서 마주친 것에 관해서는 절대 아무에게도 말해선는 안 되우.

 다미가 한 말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 곁에 가려고 하우. 그렇게 해서 살아남으려고 하우. 그러니까 절대 다른 사람한테 그것 이야기를 하면 안 되우.

 즉, 반대로 생각하면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한 그것은 내게로 온다는 뜻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