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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착의 론도-오리하라 이치/ 도둑맞은 소설, 범인은? 본문

책/소설

#1, 도착의 론도-오리하라 이치/ 도둑맞은 소설, 범인은?

요비요비 2018. 9. 8. 13:00

가볍게 읽을만한 책을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다.



'도착'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도착

1. 뒤바뀌어 거꾸로 됨

2. 본능이나 감정 또는 덕성의 이상으로 사회나 도덕에 어그러진 행동을 나타냄





줄거리


 작가 지망생 야마모토는 월간추리 신인상을 목표로 <환상의 여인>을 완성하지만, 친구인 기도의 실수로 원고를 잃어버리게 된다. 원고를 주운 나가시마는 <환상의 여인>이 걸작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원작자라고 생각했던 기도를 죽이고 '시라토리 쇼'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응모한다. 결국 그 작품은 신인상을 받는 수상작이 되고, 상금과 명예 등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야마모토는 시라토리 쇼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책장을 넘긴 순간부터 술술 읽혔다. 번역이 잘 된 이유도 있겠지만 고구마 100개는 먹은 듯한 답답함에(또는 억울함에) 빠르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빨리 결말이 보고 싶어서 말이다. 가난한 신인 작가가 열심히 쓴 원고를 그의 친구가 전차에서 잃어버리고, 그 원고를 실직자인 나가시마가 주워 자기가 쓴냥 응모해 신인상과 상금 천만 엔을 받고, 기도는 억울하게 살해당하고.. 얼마나 짜증나는 전개인가. 야마모토가 펼치는 복수극을 빨리 보고 싶었다.


스포주의


 사실 야마모토는 제정신인 상태와 광기의 상태 두 가지의 인격을 갖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수상작(제20회)인 시라토리의 <환상의 여인>을 자기 작품이라고 믿어버리고 원고지에 그대로 베꼈다. 야마모토는 그것을 친구인 기도에게 보여줬고, 기도는 그 원고가 야마모토의 작품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 다음 기도가 실수로 원고를 전차 선반에 두고 내리게 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진다. 그 원고를 기도와 같은 차량에 타고 있던 나가시마가 주운 것이다. 나가시마는 <환상의 여인>이 재밌었기에 (그것이 도작한 것인 줄도 모르고) 작가를 죽이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로 한다. 그는 전차에서 원고를 두고 내린 기도를 작가로 착각해 죽이지만 바로 사람을 잘못 죽였다는 것을 깨닫고 야마모토를 죽이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나가시마는 야마모토가 도작한 작품을 또다시 도작해 그대로 제21회 응모작으로 제출한다. 그것도 '시라토리 쇼'라는 이름으로.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나가시마는 '시라토리 쇼'라는 존재를 몰랐던 것이다. 하룻밤을 같이 보낸 여자애가 나가시마를 놀리려고 '시라토리 쇼'라는 이름을 권하자 그는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버린 것이다.


 전년도 수상작이던 시라토리 쇼의 <환상의 여인>이 그대로 응모작으로 나오자 편집자들은 질나쁜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예선 통과 작품에서 빼버린다. 나가시마는 자신이 사람을 죽여가면서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든 원고가 도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다.



 야마모토가 자신의 소설을 훔친 사람이 신인상을 받고 유명해졌다고 생각한 이유는 지난해 월간추리를 보고 착각했던 것이다. <환상의 여인>으로 상을 받은 사람은 진짜 '시라토리 쇼'였던 것이다. 야마모토는 자신이 쓴 원고(물론 도작한 것)를 훔친 나가시마가 아닌, 원작자인 시라토리를 여태 괴롭혀왔다. 애먼 사람에게 복수극을 펼친 것이다. 전화로 계속 괴롭히고,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제일 불쌍한 건 영문도 모른 채 괴롭힘을 당한 시라토리다.


도작의 도작이라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서술트릭'이 들어간 책은 처음 읽는데 나쁘지 않았다. '도착'의 다음 시리즈인 '도착의 사각', '도착의 귀결'도 조만간 읽어야겠다.

하지만 난 역시 그냥 미스터리보다는 호러 미스터리가 더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