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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70대, 그녀의 인생이 확 바뀌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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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70대, 그녀의 인생이 확 바뀌었다!

요비요비 2020. 12. 29. 15:00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은 본 적이 없지만 다른 유튜버나 연예인과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유튜브에 자주 나오는 흔한 욕쟁이 할머니겠지 싶어서 관심이 가진 않았다.

무슨 책을 읽어볼까 고민을 하다가 박막례 할머니가 생각나서 빌려봤다.

 

처음부터 강렬하다.

 초반에 그녀의 인생 일대기가 나온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도 못다니며 집안일만 해온 박막례.

20세에 남편을 잘못 만나 평생 고된 일을 하며 독박 육아를 시작한다.
바람기 있는 남편은 매번 밖으로 나돌고 그녀는 그렇게 평생을 일만 하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고향 친척에게 두 번이나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그녀의 일대기를 읽다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쩜 저렇게 고생만 하며 살아왔을까
나라면 저렇게 악착같이 살 수 있었을까

박막례는 70대가 되어서는 치매 위험 진단을 받게된다.
얼마나 우울한 인생인가


초반에 일대기를 읽고나서 흥미가 생겨서
바로 유튜브에 박막례 할머니를 쳐봤다.
밤 12시 좀 전에 틀었는데 어느새 새벽 4시.
입담이 어찌나 좋으시던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영상을 계속 봤다.

유튜브를 보면서 눈물 나게 웃어 본 것이 얼마만이었던가
나는 금세 그녀의 팬이 되었다.


손녀 유라는 그런 할머니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
그녀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우리 불쌍한 할머니,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순 없다.”


박막례 할머니와 유라는 함께 호주로 떠났고,
그곳에서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큰 인기를 얻게 된다.



박막례, 그녀의 도전 정신은 본받을 만하다.
호주에서 스노클링 하다가 죽을뻔한 경험을 하기도 하고,
스위스에서 마운틴 카트를 타다가 앞으로 꼬꾸라져 무릎이 까지고 손등에 피가 철철 나고
어금니가 살짝 부러지기까지하지만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야, 다친 것도 추억이여, 이런 건 영광의 상처다.
내가 도전하려고 했다가 생긴 상처라 괜찮아.
금방 나을 거야.
만약 안 탔다면 나는 밑에서 저 카트가 얼마나 무서운 지도 모르고 부러워만 했을 거 아녀,
저거 x같은지도 모르고!”

70대.
25살인 나에겐 까마득하게 멀어 보이는 나이다.
나는 지금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잘 하지 않는데
그녀는 무엇이든 해보려고 한다.


그녀가 70 평생 가본 놀이공원은 에버랜드다.
젊었을 때는 일하느라 못 갔고 나이 들어서 가봤더니
노약자라고 줄도 못 서게 했단다.

뼈 빠지게 일하면서 열심히 살다가 청춘이 다 가버리고
이제야 여유가 생겨서 내 돈 내고 놀이기구 타보려는데
늙었다고 안태워주다니.
이게 뭐야.
너무 억울하잖아.


그녀와 유라가 호주에 두번째로 갔을 때
놀이공원에 가게 된다.
호주에서는 나이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놀이기구에 태워주더란다.
그녀는 난생처음 타본 놀이기구에 너무 즐거워한다.

우리는 쉽게 접해볼 수 있었던 것인데
박막례 할머니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그녀는 남들이 겪지 못할 만한 경험도 한다.
유튜브 사장이 박막례 할머니를 보러 한국에 오고
구글 본사에 초청받아 구글 사장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영상을 보고 빠진 사람들이 만나자고 요청을 해온 것이다.
마성의 매력을 가진 박막례 할머니

나는 박막례 할머니가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면 좋겠다.